2016. 02. 07


* 일리야솔로


맨프엉 전력주제 : 귓속말

w. Edyie



  개비 텔러는 함께 테이블에 둘러앉은 두 사내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녀는 따뜻한 커피잔을 손에 쥐고 한쪽 눈썹을 말아올렸다. 둘 사이 기류가 심상치가 않다. 개비는 이런 날엔 자리를 박차고 나가 홀로 산책하는 편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애석하게도 날씨가 따라주지 않았다. 그녀는 창밖에서 후두둑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떨어지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슬쩍 젖은 모자로 시선을 옮겼다. 그녀의 옆자리 의자에 놓인 챙이 긴 모자는 벌써 비를 맞아 촉촉히 젖어있었다. 마음에 들었던 모자였는데. 개비는 한숨을 폭 쉬었다가 때맞춰 들리는 소음에 고개를 들었다. 신문이 팔랑거리는 소리가 개비의 왼편에서 들렸다. 잠깐 신문 사이로 드러난 얼굴이 평화롭다 못해 태평하게 보여서 개비는 저도 모르게 하- 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그 소리를 들었는 지 신문 뒤로 사라졌던 얼굴이 신문을 반으로 접어내리고는 왜 그러냐는 눈빛을 보내오자 개비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그의 반대편이자, 그녀의 오른편에 앉은 남자를 가리켰다.


  "저러다 신문이 찢어지던가, 테이블이 뒤집히던가 둘 중 하나겠어요. 그만 모른 척 해요."


  항상 입던 갈색 자켓을 걸치고 헌팅캡을 눌러쓴 러시아 남자가 그녀의 손 끝에 있었다. 일리야는 개비가 자신을 가리키는 손가락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건너편에서 펼친 신문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녀의 행동을 모르지 않지만 신경을 쓸 여유가 퍽 없어보이는 자세였다. 개비가 아는 한, 일리야의 문제는 신문 너머에 자리한 인물이 쥐고 있었다. 눈치 빠른 나폴레옹 솔로는 그가 자리를 잡고 앉을 때부터 집요하게 따라붙은 시선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그 눈빛을 마주보거나 무슨 용건이냐고 묻는 대신 정중하게 카페 종업원에게 오늘자 신문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고, 신문을 받자마자 얼굴을 가려버렸다. 평소의 솔로라면 읽고도 남았을 시간이 지나는 동안 신문이 반절 정도 밖에 넘겨지지 않았으니 명백히 속임수였다.

  흠흠. 솔로는 개비의 매서운 눈빛을 가볍게 넘기며 가라앉은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신문 아래 놓인 그의 물잔을 향해 자연스럽게 손을 뻗었지만 이번에는 개비가 빨랐다. 그녀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솔로가 쥐고 있던 신문을 낚아챘다. 솔로가 손에 힘을 주기도 전에 짧게 잡고 있던 신문은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개비 앞으로 곱게 접혀 내려왔다. 한순간에 무방비 상태로 드러난 솔로가 개비를 올려다보며 미간을 좁혀보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개비는 그제야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건너편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 위로 동그랗고 작은 주먹이 가볍게 노크하자 일리야가 시선만 옮겨 개비를 바라보았다.


  "이제 잘 보이죠? 알아서 해결해요."

  "고맙군."

  "아, 아침부터 비를 맞았더니 기분이 영 찝찝하네. 씻으러 갈 테니까 즐거운 대화 나눠요."


  개비는 싱긋 미소를 띈 얼굴로 둘을 번갈아보다 옆자리에 두었던 모자를 챙겨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솔로는 상황을 정리하고 빠져버린 그녀를 따라 시선을 옮기다말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거야 원. 가볍게 한숨을 내쉬려고 숨을 들이쉬기 무섭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우보이. 개비가 만들어 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일리야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솔로는 기어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난 자네가 왜 그렇게 심통이 나있는 지 모르겠군."

  "허. 그걸 지금 말이라고…"

  "내 기억대로라면, 어젯밤엔 이렇지 않았는데 말이지."

  "……"


  뭐라 대꾸하려던 일리야가 입술을 달싹이다 말고 꾹 다물었다. 쏘아보는 눈빛이 수그러들지 않은 걸로 보아 두 배는 속이 뒤틀렸을 게 분명했다. 밤새 그럴싸한 말을 속삭이던 사람이 맞는 지 솔로는 잠시 고민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날이 밝았으니 그에겐 해야할 일이 있었고, 그건 일리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전에. 솔로는 손 끝으로 재킷 매무새를 가다듬고 여전히 조개처럼 입을 다문 일리야에게 다가갔다. 그가 점점 다가갈 수록 일리야의 시선도 조금씩 위로 올라왔다. 속에 담고 있는 불만을 그대로 드러내며 조금 오만하게 치켜든 턱을 바라보던 솔로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반응도 빠르게 일리야는 이맛살을 찌푸렸지만 이윽고 상체를 숙여 그의 귓가에 내려온 솔로의 입술에 집중했다.


  "……-."

  "뭐?"

  "알아들었으면서 뭘 되묻고 그러나. 나 먼저 일어나지."


  일리야는 여전히 눈가에 준 힘을 풀지 않고 솔로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솔로는 돌아서기 전에 가볍게 지은 눈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구두 소리와 함께 멀어지는 뒷모습이 꽤나 경쾌해보여 일리야는 솔로가 사라지고 난 뒤에도 한참을 자리에 앉아 문가를 바라보았다. 허. 기가 막힌 심정에 내뱉을 거라고는 짧은 탄식 뿐이었다.

  말도 없이 아침에 떠난 모양이 얄밉기 짝이 없었는데 하는 말은 더 가관이었다.

  '자네가 귀여워서 그런거니 너무 서운해 말게.' 라니. 일리야는 그 말을 곱씹다 고개를 저었다. 못 들을 말을 들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몸서리가 쳐졌다. 그는 테이블 위에 그의 몫으로 놓인 커피잔을 들어 마시다말고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이미 식어버린 커피는 지나치게 맛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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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1. 23


* 일리야솔로

* 결말을 뒤틀었습니다. 캐릭터 사망소재 주의.


맨프엉 전력주제 : 거울

w. Edyie



  일리야는 제 등 뒤에서 넘어온 온기에 몸서리를 치며 눈을 떴다. 짧은 순간 경련과도 같은 떨림이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어둠 탓에 둔감해진 시력이 몸을 휘감은 팔의 존재를 깨닫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일리야는 그 사이 느리게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이윽고 시야에 들어온 익숙한 손을 확인한 순간, 그의 입에서는 무거운 한숨이 터졌다. 일리야는 잠시 입술을 달싹이다 이내 다시 눈꺼풀을 내려감았다. 일리야의 상태를 눈치 챈 솔로는 허리께에 감은 팔에 슬쩍 힘을 주었다.


  "페릴. 일어났으면 잠깐 돌아봐줘도 되지 않나?"

  "…나폴레옹."

  "그거 참 다정한 호칭인데."


  일리야는 어깨 위로 얼굴을 묻는 솔로를 알았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그의 파트너가 눈을 조금 크게 뜨고 장난스런 미소를 걸고 있을 참이었다. 때때로 얄밉기도 했지만 일리야가 좋아하는 얼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리야는 솔로의 표정을 확인하는 대신 내려감은 눈에 더 힘을 주었다.

  일리야는 아침 일찍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나야 했다. 지금은 아직 해가 뜰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새벽이었고, 그의 피곤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더 자둘 필요가 있었다. 일리야는 고집스레 모로 누운 자세를 고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상대는 눈치가 빠른 미국의 스파이였다. 솔로는 뻗었던 손을 거두는가 싶더니 허벅지 근처에 힘없이 늘어뜨려진 일리야의 손을 잡았다. 효과는 솔로가 기대했던 만큼 확실했다. 막 잠에 빠지려던 일리야는 눈을 뜨고 움찔거렸다. 그리고 닿았던 손 끝부터 잘게 떨기 시작하더니 손가락을 까딱이기 시작했다. 일리야의 반응에 놀랐는 지 솔로는 재빨리 손을 거두고 잠시 침묵하더니 너스레 섞인 목소리로 다시 말을 걸어왔다.


  "하하. 뭘 그렇게 놀라나. 손이 닿았을 뿐인데." 일리야는 대답이 없었다. 대신 까딱이는 손가락의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 페릴? 등 뒤에서 솔로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일리야는 대답을 할 수도, 시야를 돌릴 수도 없었다. 애초에 잠결에라도 대답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일리야는 때늦은 후회를 하며 손가락을 멈추려 애를 썼다. 뜻대로 되지 않자 어둠을 마주한 눈동자가 작게 흔들리는 지 시야가 어지러워졌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기어코 불규칙한 숨소리가 터지자 솔로가 그에게 손을 뻗었다. 어깨에 닿은 손이 슬쩍 그를 뒤로 당김과 동시에 두 사람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일리ㅇ……."

  "그만!"


  윽박에 가까운 외침에 솔로의 목소리가 밀려나듯 사라졌다. 동시에 일리야를 끌어당기던 힘도, 어깨에 닿았던 손도 사라졌다. 일리야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떨리는 손바닥 안으로 얼굴을 묻었다. 한참을 걸터앉아있자 날뛰던 호흡은 가라앉았다. 그러나 여전히 솔로의 손이 닿았던 손가락은 작은 잔상을 남기며 떨고 있었다. 다정하게 그를 걱정하던 솔로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다행히도 몇 번의 반복을 통해 일리야는 스스로 이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제 기억한 순서대로 움직일 차례였다. 일리야는 고개를 들고 내려감았던 눈꺼풀을 서서히 들어올렸다. 그리고 몸을 돌려 솔로가 누워있던 자리를 '확인'했다.

  솔로는 그곳에 없었다. 일리야가 누웠던 자리는 이불이 눌린 상태였지만 솔로가 있던 자리는 일리야가 눕기 이전 상태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떨리는 손을 뻗어 자리를 짚어보았지만 온기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확인'이 끝나자 일리야의 입에서 자조적인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폴레옹 솔로는 오늘 저녁 이곳에 없었다. 처음부터 온 적이 없었다.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은 일리야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을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던가. 눈을 감기만 해도 솔로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옅은 하늘색 셔츠 위로 번져나가던 검붉은 자욱, 얇은 카펫 위로 떨어지던 아버지의 손목시계, 총상을 입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던 나폴레옹 솔로와… 방아쇠를 당긴 총을 내려다보던 러시아 사내, 일리야 쿠리야킨. 모든 조각이 합해져 솔로의 죽음을 만들지 않았던가.

  솔로는 죽어가는 순간까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는 한숨 섞인 웃음을 터트리고는 일리야의 이름을 부르며 쓰러졌다. 발치에 떨어진 손목시계의 유리가 산산히 부서지는 모양이 느리게 재생되었다. 동시에 솔로는 피로 얼룩진 손을 뻗어 디스크를 움켜쥐더니 창 밖을 향해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베이지색 카펫 위로 무너진 솔로가 겨우 시선을 마주한 일리야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제야 정신이 든 일리야가 총을 버려가며 달려갔지만 솔로의 마지막 숨이 한 발 빨랐다. 바닥으로 떨어진 손은 간신히 일리야의 손 끝을 스쳤을 뿐이었다.

  솔로의 죽음 중에 가장 선명하게 남은 그 감각은 이따금씩 일리야를 찾아왔고 환상과 환청을 만들어냈다. 그 때마다 일리야는 버릇보다 심하게 손을 떨었다. 오늘도 그런 날 중에 하루였다.


  일리야는 더디게 떨림이 잦아든 손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그는 피로가 가시지 않은 눈을 찬 손바닥으로 누르고 있다가 시선을 바로했다. 응접실에 걸려있는 커다란 거울 속에 방 안의 풍경이 비춰지고 있었다. 혼자 쓰기에는 넓어보이는 침대 위로 지친 얼굴을 한 사내가 앉아있었다. 그의 옆자리는 여전히 텅 빈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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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dyie :

2016. 01. 16


* 일리야솔로


맨프엉 전력주제 : 잠옷

w. Edyie



  거추장스럽다. 솔로는 너무도 당당하게 대답하는 일리야의 태도에 잠시 한숨을 내쉴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고개를 저었다. 잠옷이라고 딱 정해진 옷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나폴레옹 솔로는 잘 때에는 항상 가벼운 차림을 고수했다. 직업 특성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였으나 별로 개의치 않았다. 언제나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움직이는 그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편한 옷을 입을 수 있는 시간을,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공격을 대비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해가며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비해 일리야는 솔로와 정반대되는 생각과 옷차림을 내보였다.

  일리야 쿠리야킨은 임무 중 별 다른 일이 없는 날에는 그의 긴 목을 덮는 터틀넥 차림으로 그대로 자는 경우가 많았다. 가끔 일 때문에 긴장감이 감도는 밤에는 홀스터까지 착용한 채로 침대에 눕는 경우도 있었다. 치밀하다 못해 바짝 날이 선 모습에 솔로가 이마를 짚으며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일리야는 끝끝내 차림새를 고집했다. 다른 층에 위치한 방으로 돌아간 솔로는 목욕가운을 걸친 채 손을 뻗으면 닿을 자리에 총을 두고 잠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그 날 밤은 다행스럽게도 작은 소동 하나 없이 지나갔기 때문에 일리야의 노력은 허사가 되었다. 그래도 일리야는 비슷한 일이 일어날 때마다 고집을 꺾은 적은 없었다. 솔로는 설득을 포기하고 그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렇다고 해서 일리야가 1년 365일을 모두 꽁꽁 싸맨 채로 잠드냐면 그건 또 별개의 문제였다. 임무때야 따로 움직여야 하니 어쩔 수 없는 각방신세였지만 본부로 돌아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면 얘기가 달라졌다. 일리야가 솔로의 집에 찾아오거나, 솔로가 일리야의 집에 찾아간 날이면 일리야는 '무척이나' 가벼운 차림새로 잠이 들었다. 임무 중엔 어떻게 잠들었나 싶을 정도로 속옷만 간신히 챙겨입거나 나신인 상태로 맞이하는 아침이 많았다. 몇 번을 되짚어보아도 꽤나 심각한 간극이었다.


  오늘도 일리야가 가벼운 차림으로 일어난 아침 중에 하나였다. 저녁식사를 이유 삼아 솔로의 집에 들렀던 일리야는 자연스럽게 솔로와 같은 침대에서 밤을 보냈다. 먼저 일어나 간밤의 흔적을 눈으로 훑던 솔로는 가벼운 한숨을 내쉰 뒤, 샤워를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일어나게, 페릴. 곧 정오야." 한 손으로 머리 위에 얹힌 수건으로 물기를 털어내던 솔로가 다른 손을 뻗어 일리야의 맨팔을 가볍게 잡고 흔들었다. 쏟아지는 햇살 아래서도 평온한 얼굴로 잠들었던 일리야는 그제야 미간을 찡그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가 누워있던 몸을 부스스 일으키자 흘러내린 이불 사이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이 드러났다. 일리야는 느리게 눈을 두어번 깜빡이더니 그대로 이불에서 벗어나 욕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솔로는 그 모습을 눈으로 쫓다 짧게 헛웃음을 흘렸다.


  옷을 다 차려입은 일리야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집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에서 브런치라 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린 식사를 챙겼다. 테이블 건너편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홍차를 마시는 일리야를 찬찬히 바라보던 솔로가 불쑥 말을 걸었다.


  "일리야."

  "말해라, 카우보이."

  "자네, 일할 때랑 쉴 때랑 잠옷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말에 일리야는 읽던 신문을 반으로 접어내리고 그의 파트너와 얼굴을 마주했다. 일리야는 잠시 말을 고르는 듯 눈을 깜빡이더니 대답을 내놓았다.


  "잠옷은 거추장스럽다." 대답을 마친 일리야는 다시 원래대로 신문을 펴들었다.

  팔랑이는 신문 너머에 남겨진 솔로는 말을 삼켰다. 허. 어련하시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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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야솔로 / DAY 2

2016. 10. 3. 00:01 from 사각사각/TMFU

* 영일리솔. 룸메이트 설정

* 연재가 아니라 설정만 공유하는 조각글입니다 :3c


Day 2

w. Edyie



개비는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운전대를 가볍게 손으로 톡톡 두드렸다. 야속한 신호는 그들이 탄 차가 정지선을 넘기 직전에 바뀌었다. 평소 같았다면 넘어가고도 남았을 타이밍인데. 이게 다 옆자리에 탄 동승자의 문제라 생각하며 개비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앞유리를 뚫고 퍼부어 들어온 햇살이 선글라스 너머까지 닿았다. 조금 흘러내린 선글라스를 알맞은 위치까지 밀어올리던 개비는 홱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노려보았다.


"정말 이러기야?"


입을 꾹 다문 솔로는 차창에 걸친 손 위로 턱을 괸 채 대답이 없었다. 딴에는 속상하고 분해서 저러는 거 같은데 아까 차를 얻어탈 때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생글 웃는 낯으로 다가와 근처까지만 데려다 달라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차에 태웠더니 이 모양이다.

그리 크지 않은 개비의 자동차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신나는 노래를 빼면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그마저도 볼륨을 올려뒀던 걸 솔로가 싫어하는 통에 줄였더니 가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누구하고나 친해지고 대화하는 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나폴레옹 솔로가 조수석에 앉은 채 뚱한 얼굴로 입에 지퍼를 달았다. 참다 못한 개비가 독촉해봐도 소용없었다.

보통 때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솔로가 이만큼 제멋대로 구는 데는 개비를 믿는다는 의미가 담겨있었지만, 이런 때엔 간절히 사양하고 싶었다. 이 상태로 솔로가 집에 돌아가면 싸움이나 안 나면 다행인 거고, 내일 아침에 데리러 와달라는 연락이…

개비는 거기까지 떠올리다 말고 고개를 저었다. 때마침 신호가 바뀌었고, 개비는 기어를 변속하며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솔로가 사는 아파트까지 몇 블록 남지 않았다. 내려주고 둘이 화해 좀 하라고 말해줘야지. 해줄 말을 미리 고민하던 개비는 문득 드는 의문에 오늘 하루를 주욱 떠올렸다.

학교에선 분명히 셋이 같이 다녔고, 수업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말다툼은 없었다. 부활동을 가기 전에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그럼 대체 언제 싸운 거지. 떠오른 의문은 곧장 목소리를 얻었다.


"너희 대체 언제 싸운 거야?" 그제야 솔로가 몸을 돌려 개비를 바라보았다. 운전을 하느라 앞만 보고 있던 시야의 구석에 솔로가 불쑥 얼굴을 밀고 들어왔다. 솔로는 손가락을 앞으로 뻗어 멀지 않은 곳을 가리켰다.


"저기서 내려줘."


드디어 입을 떼서 한다는 소리가 그랬다. 내려달라면 얼마든지. 어차피 집까지 걸어서도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였기 때문에 개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갓길에 정차했다. 솔로는 주변을 휙 둘러보고는 차 문을 열었다. 사뿐한 걸음으로 내려서서 차 앞을 반바퀴 돌아 운전석 창가로 걸어온 솔로가 열린 창틀에 손을 얹고 한숨을 폭 내쉬었다.


"미안해. 개비."

"알면 제발 오늘 안에 화해해. 내일까지 이러고 싶지 않거든."

"노력할게."

"안돼. 꼭 해. 네 전화 안 받을거니까."


딱 잘라말하는 개비의 표정이 심각해보여 솔로는 웃음을 터트렸다. 꼭 화해하겠다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을 흔들며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자 개비는 다시 선글라스를 고쳐쓰고 운전대를 돌렸다. 그녀의 운전솜씨에 맞춰 매끄럽게 방향을 돌린 차량이 도로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서 있던 솔로가 고개를 들어 아파트 위층을 올려다보았다. 걸어도 금방 도착하고 차를 타면 더 빨리 도착할 거리지만 솔로에게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었다.

일리야가 화낼 만한 일이 뭐가 있었는 지 곰곰히 곱씹는 통에 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아침엔 분명 같이 등교했으니까 이상 없었고, 수업시간에도 별 다른 문제 없었고, 점심시간엔 묵묵히 밥을 먹고 솔로와 개비가 떠들었다. 부활동 갈 때까지만 해도 인사하고 별 일 없었다. 하루를 온통 되짚어보아도 대체 어디서부터 꼬였는 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개비가 물어보았을 때 '이유를 몰라서'라고 대답했더라면 방금 전보다 더 속 터져라 했을테니 일단 입 다물었는데.


휴우. 여전히 이유를 모르니 나오는 건 한숨 뿐이었다. 솔로는 잠시 멈춰서서 고개를 흔들었다. 다시 터져나오는 한숨을 눌러담은 솔로의 발걸음이 조금 빨라졌다. 블럭이 끝나는 곳에서 모퉁이를 돌면 나오는 아파트 입구를 떠올리며 솔로는 첫 마디로 어떤 말을 꺼내야 좋을 지 고민했다.



*   *   *   *



그렇게 생각을 하면 뭐하나. 솔로는 손 안에서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방에서 나오다 말고 멈춰섰다. 여전히 체스판을 앞에 두고 앉은 일리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솔로가 집에 들어와 인사를 하고 샤워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변한 게 하나 없었다. 얼핏 보이는 몇몇 체스말들이 조금 움직인 기분에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 내다보는 데도 노란 머리통은 고개를 돌릴 줄 몰랐다.


"나 왔어." 집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모습에 솔로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보통 때라면 과제를 하고 있었을 일리야가 거실에 앉아 체스를 두고 있었다. 일리야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힐끗 시선을 돌려 솔로를 쳐다보는 둥 마는 둥 하다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어. '어'라고? 돌아온 대답이 성에 차지 않아 솔로가 눈에 힘을 주었지만 일리야는 관심밖의 일이라는 듯 다시 체스판으로 시선을 내린 뒤였다.

'왜 나만 두고 집에 갔어? 차라고 해봐야 같이 타는 차 한 대 밖에 없는데? 먼저 갈 일이 있으면 적어도 연락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 그거 잊어버렸다고는 안하겠지.' 짧은 순간 목구멍을 넘어오려는 여러 질문에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한 마디도 실수로 튀어나가지 않았지만 저건 해도 너무한 반응이었다. 그렇다고 일리야가 한 번이라도 자기가 화난 이유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했느냐면, 그것도 아니지만.


그런데 생각을 정리할 겸 샤워를 마치고 나왔는데도 똑같이 앉아있었다. 심지어 이제는 솔로에게 신경도 쓰지 않을 심산인지 쳐다보지도 않았다. 저녁 시간이 다 되었으니 오늘 식사당번인 솔로더러 준비하라고 얘기를 하던가, 하다못해 뭘 먹을 지라도 물어봐야 평소같을 텐데 일리야는 오로지 체스판만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쯤 되니 솔로는 빈정 상한 건 미뤄두고라도 답답해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니, 처음부터 대체 왜 화가 난 건데? 그렇게 대놓고 물어야 속이 풀릴 거 같았다. 솔로는 슬리퍼를 소리내어 끌며 일리야 옆에 섰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 돌려 체스말들을 살펴보다 할 말을 잊은 사람처럼 입을 다물었다. 시선은 자연히 체스를 두고 있는 일리야에게 흘렀고, 솔로는 몸을 뒤로 빼며 가볍게 앉은 이의 모습을 훑어내렸다. 단단히 감긴 팔짱을 보고 나서야 솔로는 소리없이 입꼬리만 올려웃었다.


채 다섯 수도 움직이지 않은 체스판과 불편하게 굳은 팔이 일리야의 감춰진 속내를 보여주고 있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말다툼에서 솔로에게 생각이 많거나 심기가 불편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손버릇을 지적받자마자 일리야는 습관을 바꾸었다. 그는 까딱이는 손가락이 제 의지가 아니니 이전 습관을 숨기기 위해 팔짱을 끼기 시작했다. 단순히 습관을 고친 거라 생각했는데 요며칠을 되짚어보니 기분이 상할 때마다 팔짱을 꼈고, 체스처럼 손을 움직이는 일을 하면서도 혹시라도 손가락이 움직일까봐 숨기듯 오늘도 팔짱을 끼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뜯어보자 숨은 손가락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었다. 일리야도 솔로만큼이나 신경을 곤두세웠으며 눈 앞의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상황이 파악되자 당장 따져 물으려던 질문이 사라졌다. 솔로는 일리야의 머리 위에서 숨죽여 웃다가 표정을 가다듬고 손을 뻗었다. 그 사이 일리야는 팔 아래서 빼낸 한 손으로 하얀 나이트를 쥔 채로 불쑥 난입한 솔로의 손을 응시했다. 솔로는 잠시 고민하다 까만 비숍의 끄트머리를 손가락으로 툭 밀었다. 휘청거리며 한 바퀴 돈 비숍이 뻗고 있는 두 사람의 손을 피해 쓰러지기 무섭게 근처에 있던 다른 체스말들도 하나둘씩 넘어갔다. 그제야 일리야가 매섭게 눈을 뜨고 솔로를 올려다보았다. 마주치는 눈빛이 금방이라도 으르렁 댈 기세였다.


"무슨 짓이야."

"일리야, 배고프지 않아? 벌써 6시가 다 되어가는데?"

"뭐? 너 무슨-"

"내가 집에 오는 길, 아니 '과정'에서 고생해서 그런가. 오늘따라 배가 고픈데."

"……."

"이번달 생활비가 얼마나 남았더라. 아마 피자 먹을 돈은 있을텐데. 피자 먹을까?"

"허."


다다다 쏟아지는 말들 사이에 일리야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말을 마친 솔로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네 생각은 어떠냐는 질문을 던지자 일리야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코웃음 쳤다. 대답을 기다리며 눈을 깜빡인 솔로가 다시 입을 열자, 엉망이 된 체스판을 한 번 쳐다본 일리야가 한숨을 내쉬며 얼른 허공에 손을 내저었다.


"일단, 여기부터 정리하고 나가자."


쌓아둔 질문은 먹고 나서 물어도 늦지 않을테고, 이 정도면 개비한테 전화할 일은 없을 지도 몰랐다. 고개를 끄덕인 솔로의 입가에서 옅게 웃음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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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dyie :

일리야솔로 / DAY 1

2016. 5. 16. 15:34 from 사각사각/TMFU

* 둘이 룸메이트 했으면 좋겠다. 정말 좋겠다에서 시작된 조각글

* 영일리솔 / 룸메이트 설정


DAY 1

w. Edyie


둘 사이에 흐르던 날카로운 기류를 깨트린 건 전화 벨소리였다. 거실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 위에서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구식전화기가 요란하게 울어대자 마음이 다급해진 사람은 솔로 하나 뿐이었다. 전화가 울던지 말던지. 일리야는 벨소리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처럼 앉은 자세 그대로 미동도 없이 솔로를 노려보았다. 푸후-. 결국 눈을 내려감으며 한숨을 내쉰 솔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맡길 사람한테 맡겨야지. 저렇게 성난 일리야에게 전화를 맡기느니 아랫집 고양이한테 맡기는 편이 나을텐데. 솔로는 튀어오르는 생각을 삼키며 몇 걸음 걸은 뒤 손을 뻗었다. 그리고 허공에서 손을 멈추고 벨이 두어번 더 울기를 기다리고 나서야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방금 전까지 집안을 휩쓴 말다툼과 여전히 고집을 부리는 일리야 탓에 솔로는 썩 밝지 못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마치 상대와 마주선 마냥 활짝 미소를 지었다. 덕분에 턱을 슬쩍 치켜든 채 그를 올려다보던 일리야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수화기를 들고 힐끗 곁눈질을 하던 솔로는 그 표정을 모른 체했다.


"하하. 아뇨, 아프긴요. 목이 잠겨서요."


솔로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상대방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아예 일리야에게 비스듬히 등을 보이고 섰다. 아니나다를까 길쭉한 상체가 솔로가 몸을 돌리는 방향에 따라 늘어졌다. 굳이 손을 뻗어 붙잡지는 않았지만 통화하는 옆얼굴에 달라붙는 눈빛이 매서워서 신경을 안 쓰는 게 더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그 쯤 되어서는 솔로가 일리야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솔로는 흘러들어오는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시야의 끝자락에 까딱이는 일리야의 손가락이 보여서 한 마디 보태려는 찰나에 다시 수화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고. 전화와 일리야 사이에 끼어버린 솔로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어느 쪽에도 무례하게 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솔로는 먼저 통화를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슬쩍 안부를 물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일상적인 대화가 몇 마디 오갔다. 통화를 하고 있는 솔로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나긋나긋했다. 통화가 길어질 거라고 생각했는지 이제 일리야의 얼굴에는 대놓고 불만이 떠올랐다. 시선을 낮게 굴리던 솔로가 순식간에 몸을 돌려 일리야를 마주보았다. 단단히 끼워진 팔짱 위로 까딱이던 손가락이 우뚝 멈춰서는 모습이 솔로의 눈에 들어왔다. 저 버릇에 대해서는 다시 한 마디 해줘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솔로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미소를 띄우던 입술을 재빠르게 뻐끔거렸다.


'받아.'

'내가 왜.'


소리가 없는 질문에 예상대로 불퉁한 대답이 돌아왔다. 솔로는 답답하다는 얼굴로 눈동자를 굴리더니 다시 짤막한 타이밍에 입술을 달싹였다. 이번에는 효과가 제대로 된 한마디였다.


'너희 엄마 전화니까!'

솔로가 입을 다물기 무섭게 일리야는 눈을 크게 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 시간 내내 부리던 고집을 저렇게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을까. 솔로가 기가 막히단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일리야는 일어난 자세에서 솔로의 코 앞으로 불쑥 손을 내밀 뿐이었다. 때마침 일리야의 어머니도 아들의 행방을 묻고 있었다.


"아, 때마침 일리야가 나왔네요. 잠시만요."


솔로는 정중하게 마무리 인사를 하며 수화기를 넘겼다. 일리야는 무심한 얼굴로 귀를 기울이며 입을 떼었다. 네, 어머니. 말다툼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듣는 목소리였다. 그렇게 고집부리지 말고 대답을 해보라고 할 때는 한 마디도 안하더니. 새삼 와닿는 룸메이트의 고집을 비난하듯 이번에는 솔로가 일리야의 옆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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